
어머니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셨을 때, 솔직히 저도 처음엔 단순한 소화불량이겠거니 했습니다. 그런데 응급실까지 가게 되고, 일주일간 입원에 금식까지 하시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. 그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병이 바로 '게실염'이었습니다. 이 글은 그 경험과, 막연하게 알려진 상식이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를 직접 겪고 나서 정리한 기록입니다.
게실 증상 - 맹장염으로 오인하기 딱 좋은 이유가 있었습니다
어머니가 처음 통증을 호소하셨을 때, 저는 오른쪽 아랫배를 가리키시는 걸 보고 충수염, 즉 맹장염을 의심했습니다. 일반적으로 게실염은 왼쪽 아랫배가 아프다고 알려져 있는데, 제 경험상 이건 꼭 맞는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. 실제로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우측 대장, 특히 맹장 근처에 게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맹장염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(출처: 대한소화기학회). 여기서 게실(diverticulum)이란, 대장 벽의 일부가 압력에 의해 바깥쪽으로 풍선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 작은 주머니를 말합니다.
이 주머니 자체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, 안에 음식물 찌꺼기나 대변이 괴어 세균이 번식하면 염증으로 이어집니다. 이 상태가 바로 게실염(diverticulitis)입니다. 어머니의 경우 복통과 함께 발열이 동반되었고,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압통(tenderness) 증상이 뚜렷했습니다. 압통이란 외부에서 복부를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, 복막 자극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. 저는 그게 단순히 배가 예민한 것인 줄 알았는데, 병원에서는 꽤 심각한 징후로 봤습니다.
게실염의 주요 증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- 복통(한국인의 경우 오른쪽 아랫배에 많이 나타남)
- 누르면 심해지는 압통
- 발열 및 오한
- 복부팽만감, 변비 또는 설사
- 혈변(밝고 붉은 색의 혈변)
- 메스꺼움
증상만 보면 맹장염, 과민성 장 증후군, 단순 장염과 헷갈리기 쉽습니다. 어머니도 처음 응급실에서 CT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. CT, 즉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이란 X선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 내부 장기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검사로, 게실의 위치와 염증 범위를 확인하는 데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입니다.
합병증과 식단 관리 - 방치하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집니다
입원 후 담당 의사가 말씀하신 것 중 가장 무서웠던 말은 "조금 더 늦게 오셨으면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"였습니다. 복막염(peritonitis)이란 장벽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(perforation)이 발생하여 장 내용물이 복강 전체로 퍼지는 상태를 말합니다. 이 경우 응급 수술이 불가피하고,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합병증입니다. 일반적으로 게실염은 항생제와 금식으로 충분히 치료된다고 알려져 있는데, 저는 그 말이 절반만 맞다고 생각합니다.
어머니는 일주일간 금식과 수액 치료, 항생제 투여로 퇴원에는 성공하셨지만, 그 이후가 문제였습니다. 퇴원 후에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복통이 재발해 병원을 찾으시고, 약을 처방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. 재발이 잦아지면 결국 장 절제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, 치료가 끝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. 게실염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식이섬유 부족입니다. 식이섬유가 적은 식사는 대장 내압을 높이고, 이 압력이 대장 벽의 약한 부위를 밀어내면서 게실을 만듭니다.
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게실염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, 서구화된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(출처: 건강보험심사평가원). 퇴원 후 식단 관리에서 제가 직접 경험하며 가장 놀랐던 점은, 고섬유질 식품이 오히려 염증 급성기에는 금기라는 사실이었습니다. 평소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잡곡밥이나 생채소도 염증이 가라앉기 전에는 드시면 안 됐습니다. 회복 후에는 반대로 섬유질을 꾸준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 관리법이 됩니다.
장기적인 재발 예방을 위해 저희 가족이 실천하고 있는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.
-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식물성 식이섬유 섭취 늘리기
- 하루 물 1.5L 이상 꾸준히 마시기
- 복통이 재발하면 참지 않고 즉시 병원 방문하기
-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으로 게실 상태 확인하기
대장내시경이란 내시경 카메라를 항문을 통해 삽입하여 대장 전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. 게실의 위치와 개수를 파악하고 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어, 게실염 병력이 있는 분이라면 정기 검사를 권장합니다. 게실염은 암으로 발전하는 병이 아닙니다. 그 점에서는 처음 진단받았을 때보다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. 하지만 천공이나 농양(abscess), 즉 고름이 차는 합병증으로 번지기 전에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글을 마무리하며
복통이 하루 이상 지속되고 발열까지 동반된다면 게실염을 한 번쯤 의심해 보시고, 참지 말고 병원을 먼저 찾으시길 권합니다.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.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,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. 증상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.
참고: https://www.ksg.or.kr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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