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저는 처음에 이게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. 혀로 훑다가 우연히 발견한 딱딱한 돌기. 혹인가 싶어 식은땀이 났는데, 치과에서 들은 말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. 하악골융기(Torus Mandibularis), 즉 잇몸뼈가 과도하게 자라나는 현상이라고 했습니다. 병도 아니고, 흔하다고 했습니다. 그 말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습니다.
진단: "흔한 현상"이라는 말이 왜 불안했나
치과 엑스레이 촬영 후 의사 선생님이 설명한 건 간단했습니다. 하악골 안쪽에서 뼈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현상, 즉 골융기(Torus)라는 것이었습니다. 여기서 골융기란 뼈 조직이 국소적으로 과성장하여 표면 위로 돌출된 상태를 말합니다. 암이나 종양이 아닌, 양성(良性) 과증식이라는 점에서 위험하지 않다고 했습니다. 남성 10명 중 약 3명꼴로 발견될 만큼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. 그런데도 주변에 얘기하면 "그게 뭐야?"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.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, 흔하다는 통계와 실제로 입 안에 이물감을 안고 사는 체감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습니다.
정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, 유전적 소인과 이갈이, 이악물기 같은 기능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실제로 이갈이(Bruxism)를 가진 사람에게서 골융기가 더 자주 관찰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. 여기서 브럭시즘이란 수면 중 또는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강하게 갈거나 맞부딪히는 습관을 뜻합니다. 저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꽉 무는 버릇이 있는데, 진단을 받고 나서 그 연관성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. 진단 자체는 단순합니다. 치과에 가서 구강 촬영 및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을 하면 대부분 바로 확인이 됩니다(출처: 대한치과의사협회). 문제는 진단 이후입니다. "그냥 두셔도 됩니다"라는 말 뒤에 따라오는 설명이 환자에게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.
불편함: 통증은 없지만 사라지지 않는 의식
제가 직접 느껴보니, 하악골융기의 불편함은 통증보다는 '지속적인 이물감'에 가깝습니다. 딱딱한 음식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압박감이 올라오고, 치실을 사용할 때도 그 부위를 피해서 움직이게 됩니다. 칫솔이 자꾸 걸리는 건 덤입니다. 통증 수치로 따지면 낮겠지만,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의식하게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. 이게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냐 하면,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.
잇몸 점막이 골융기 위를 얇게 덮고 있기 때문에, 외부 자극에 의해 점막 궤양(Mucosal Ulceration)이 생기기도 합니다. 여기서 점막 궤양이란 구강 내 점막 조직이 마찰이나 압력으로 인해 손상되어 헐어버린 상태를 말합니다.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음식이 반복적으로 닿으면 이 부위에 자잘한 상처가 생기고, 회복되기 전에 또 자극받으면서 불편이 누적되는 구조입니다.
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- 양치 시 칫솔이 해당 부위에 걸려 구석까지 닦기 어려움
- 딱딱한 음식(빵 껍질, 견과류 등)이 닿을 때 순간적인 압박감
- 치실 사용 시 돌기 주변 공간 확보가 어려워 위생 관리 난이도 상승
- 혀가 자꾸 그 부위를 건드리는 무의식적 행동 반복
이 중 마지막 항목이 저에게는 가장 피로했습니다. 혀로 계속 만지다 보면 오히려 더 예민해지고, 그러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까지 생깁니다. 실제로 구강감각 과민화(Oral Sensory Sensitization) 측면에서도 이물감이 지속되는 자극원이 있으면 감각 주의가 집중되는 현상이 보고됩니다(출처: 대한구강내과학회).
수술 기준: "그냥 두셔도 된다"는 말의 의미
일반적으로 하악골융기는 치료가 필요 없는 양성 병변으로 분류됩니다. 그런데 저는 이 말이 처음엔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졌습니다. 환자 입장에서는 당장 크게 아프지 않더라도, 이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, 언제 수술이 필요해지는지 기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.
수술, 즉 골융기 절제술(Torus Excision)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비교적 명확합니다. 여기서 골융기 절제술이란 국소마취 후 잇몸을 절개하고 돌출된 뼈 조직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말합니다. 모든 하악골융기가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, 아래 조건에 해당할 때 비로소 적극적인 제거를 검토합니다.
- 골융기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져서 발음이나 저작(씹기)에 직접적인 방해가 될 때
- 의치(틀니) 제작 시 골융기가 보철물 안착을 방해할 때
- 점막 궤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구강 위생 관리가 어려울 때
- 심리적 불안감이 심해서 생활의 질을 유의미하게 떨어뜨릴 때
수술 후 관리도 단순하지 않습니다. 봉합사 제거는 보통 1주일 후이고, 붓기가 70% 정도 빠지는 데까지 3~4주가 걸립니다. 그 기간 동안은 유동식에서 반유동식으로 단계적으로 식사를 조절해야 하며, 입을 크게 벌리는 행동도 2~3주간 불편합니다. 수술이 간단해 보여도 회복 기간 중 일상 관리가 상당히 번거롭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. 제 경험상 이런 부분에 대한 사전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. "그냥 두셔도 됩니다"라는 말 뒤에, 어떤 상황에서 다시 와야 하고, 어떤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는 치과는 생각보다 드물었습니다. 환자의 불안을 '치료 불필요'라는 한 마디로 정리하는 건, 솔직히 이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.
글을 마무리하며
하악골융기는 크게 아프지 않아서 방치하기 쉬운 증상이지만,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. 현재 저는 수술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, 1년에 한 번씩 크기 변화를 확인하고 있습니다. 입 안에서 발견한 이상한 느낌이 있다면, 일단 치과에서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으로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. 막연한 걱정보다는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는 쪽이, 이 증상을 다루는 데 훨씬 이성적인 접근입니다.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, 전문적인 치과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.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.
참고: https://www.kaop.or.kr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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